REVIEW/My drama

청춘시대1 추억하기

yennlicious 2023. 7. 3. 20:37

 

드라마 <청춘시대2>가 방영을 하루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1이 큰 인기를 누리며 사랑받았기 때문에, 시즌2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도 꽤나 뜨겁다. 작년 여름 <청춘시대1>이 한창 사랑받을 동안, 나는 드라마를 챙겨볼 틈도 없이 나름대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알바를 하느라 왕복 3시간 거리를 버스 안에서 보낸 지난 여름은 나에게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이었다.

뒤늦게 <청춘시대1>의 매력에 빠진 것은 두어 달 전쯤이다. 구직활동에 지쳐 나름의 숨 쉴 틈을 찾던 중 드라마 몰아보기를 시작했다. 워낙 인기가 많았던 드라마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보기 전부터 기대가 꽤 컸다. 하지만 막상 보기 시작한 1화의 이미지는 밍숭맹숭함그 자체였던 것 같다. 인간관계에 트라우마가 있는 은재가 하숙 생활을 시작하는 이야기. 흔하다면 흔한 주변의 이야기였다.

<청춘시대1>이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의 가장 큰 장점은 익숙함이다.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OST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소소하면서도 공감 가는 에피소드들이었다. <청춘시대1>은 현실적이고 친근한 컨셉의 다섯 명의 20대 소녀들을 내세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풀어간다. 서로 다른 다섯 명의 캐릭터가 만나 함께 만들고, 겪고, 풀어가는 이야기는 의 이야기인 동시에 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인간관계의 어려움, 학업과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는 20대 청년들의 삶, 타인에게 사랑받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마음 등. 주변의 이야기이면서도 자신이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하는 전개방식이 인상 깊었다. 처음에는 흔하다고 느껴졌던 상황들이 점차 공감되고, 그 공감의 포인트에 위로받게 되는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것 같다.

요즘은 여러 가지 자극적인 주제를 가진 드라마나 콘텐츠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 한편에는 소위 힐링을 원하는 욕구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소하고 단순하더라도 사람들을 위로하고 그 마음에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텔링은 힘이 있다. 드라마 <청춘시대1>이 그러했다. 단조로운 배경과 일상적인 소재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열광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야기에 공감하게 되는 포인트는 이야기 속의 한 부분이 자신의 삶과 연결된다고 느껴지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대와 환상에 부합하는 장면이 나오는 로맨스 영화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고,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키며 위로받기도 한다. 결국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이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기 위해서는 공감의 포인트를 잘 맞추어야 한다. <청춘시대1>은 요즘 청년들의 삶을 솔직하게 그려내었고, 그 결과 청춘을 위로하고 공감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젊은 청춘들이 애쓰는 현실이 투영된 이 드라마를 보면서, 크고 작은 공감의 포인트가 따뜻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만으로도 당장 오늘의 불면증을 이길 수 있었고, ‘그래도 힘을 내보자.’라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내일을 기대할 수 있었다.

언젠가 나 또한 이런 글을 쓰고 싶다.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고 마음 찡하게 만드는 글. 이야기를 통해 타인을 위로하고 힘을 줄 수 있는 글. 인간적이고 따뜻한 드라마 <청춘시대1>을 보면서, 예전에 다짐했던 마음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다.

여전히 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다.